육사 졸업식, 모자는 왜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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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 조카의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을 다녀왔다. 1976년 여학생의 입학이 허용된 뒤로 현재 15% 정도가 여생도라고 한다.

  전교생이 4000명 정도인데, 한국계는 100명이 조금 넘고 각국 사관학교에서 온 교환학생도 있다고 한다. 올해는 1000명이 약간 넘게 졸업을 했다.

  졸업식에 참관해 한가지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국빈에게는 학교측이 소원(?)을 들어주는 관례가 있는데, 1965년 웨스트포인트를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이 그날 200여명의 생도들이 받아야할 벌칙을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 요청은 즉시 방송으로 알려졌고 받아들여졌다. 이 일이 있은 후 전에는 배치받기 싫어했던 국가였던 한국이 졸업생이 배치를 자원하는 국가로 바뀌었다고 한다.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는 졸업생이 아무리 많아도 이름을 한명씩 부르며 커다란 스크린에 한명씩 비쳐준다. 이름이 불릴 때마다 모두 벌떡 일어나 인간이 내는 가장 큰 소리를 지른다.

  마지막 졸업생 모두가 일어나 의자를 높이 던지는 중요하고 재미있는 순서가 있다. 5살 이상의 어린이들만 그 모자를 받을 수 있다. 미리 모여 기다리는 어린이들에게 졸업생들이 던져주는 모자 안에는 짧은 편지와 돈을 비롯한 선물 등이 테이프로 붙어 있다.

  같이 갔던 아이가 받은 모자 안에 쓰여진 편지를 보니 교훈이 될 만한 말과 모자를 준 졸업생의 이름과 주소 등이 적혀 있었다. 각각의 어린이가 받은 모자의 주인은 그 아이들에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은 멘토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이 미국의 힘이라 여겨져 정말 부러웠던 졸업식이었다.

---- 박명희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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